기고 함안군 말이산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
페이지 정보
작성일 2023-09-22 21:08본문
함안군 말이산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

지난 9월 17일 늦은 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함안 말이산고분군을 포함한 7개의 가야고분군(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 고령 지산동,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종 등재 결정된 것이다.
발굴 40년, 등재추진 10년간의 노력들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정부, 광역 및 기초 지자체, 학계, 연구기관, 유관기관, 지역주민이 모두 합심하여 얻어낸 값진 결과이다.
그간 수고와 헌신을 다해주신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와 경의를 보내고 싶다.
가야고분군은 1세기부터 6세기 중반까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연맹체인‘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으로 이루어진 연속유산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가야고분군이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하며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6번째, 경남에서는 4번째의 세계유산이 된 것이다.
7개의 가야고분군 중 5개가 위치한 경남의 기대는 더욱 크다.
경남도와 각 지자체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과 함께 보전 및 관광 활성화 계획도 밝혔다.
필자 역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경남도민과 함께 기다려온 사람으로서 그 기쁨과 설렘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조선, 제조, 방산, 원전 등 산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경남도가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한걸음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함안의 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 대표 유적으로, 7개 고분군을 대표하는 경관과 위용을 자랑한다.
기원 전·후부터 6세기까지 가야고분군의 변화 양상을 연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고분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봉분이 확인된 184기 외에 봉분이 조성되지 않은 고분의 기수를 포함하면 1,000여기가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말이산고분군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들은 가야문화의 우수성과 국제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서 세계유산 등재에 크게 기여했다.
함안군은 말이산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라가야 문화제, 가야고분군 최초로 개최되는 말이산고분군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아라가야 학술심포지엄, 별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군민·도민들과 함께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할 예정이다.
이제 경남도와 지자체들은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행사들과 더불어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구심점으로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세계유산은 단순히 하나의 관광자원을 개발했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이다.
유산이란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향유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으로, 보존과 활용방안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이번에 등재를 결정하면서 고분군에 있는 민간소유 부지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보존할 것과 7곳의 유산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체계 구축, 홍보전략 개발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경남도와 지자체들은 ‘세계유산’의 의미를 고려하여 인류가 보편적으로 보존 및 향유하고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종합적인 활용 및 관리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가야고분군의 활용 및 관리방안에 대한 몇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가야고분군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
세계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관광객 증가, 일자리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직·간접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관광자원의 활용은 ‘세계유산’이라는 가치에 반하는 여러 가지 폐해를 안길 수 있다.
보존과 관리계획 수립 시 국토 및 도시계획 간의 연계, 지역계획, 경관계획, 관광계획, 주민참여계획 등이 맞물려 작동할 수 있는 통합형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아울러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권고한 바와 같이 7개의 가야고분군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둘째, 가야사 연구복원사업의 중단없는 추진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고대국가 연맹체 가야는 동시대에 존재했던 고구려, 백제, 신라와 달리 문헌에 남은 기록이 많지 않아 가야사를 연구하고 알리는데 많은 한계가 있어 왔다.
가야고분군을 비롯한 가야사에 내재되어 있는 유·무형의 유산과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학계 및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지속적인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가야고분군이라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일반대중이 향유 할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홍보전략을 수립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관광상품 외에도 문화관광과 체험학습을 연계한 에듀튜어, 메타버스와 AI 등 디지털 기술 융합형 콘텐츠, 애니메이션·웹툰·드라마 등 고대 가야문명을 소재로한 문화콘텐츠 등의 개발이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문화·역사·전통의 가치가 구현된 현대화된 콘텐츠 개발과 홍보전략 마련으로 전 세대와 전 세계인이 향유할 수 있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을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함안군 말이산고분군을 비롯한 7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점으로 경남도는 찬란한 가야역사를 재현할 수 있는 시금석을 마련하게 되었다.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흘린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함안군과 경상남도가 문화관광도시로 세계에 뻗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함안뉴스 (hamannews@naver.com)
저작권자(c) 함안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