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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어려울 때 일수록 용기 북돋아 주는 명절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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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1-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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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때 일수록 용기 북돋아 주는 명절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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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陰曆) 정월 초하루는 설날이다. ‘설’은 새해의 첫머리다. 설이 시작되는 건 사실상 섣달 그믐밤부터다. 


예부터 온 집안에 불을 환히 밝혀놓고 밤을 새워가며 조왕신(竈王神)을 기다렸다. 


조왕은 부엌을 맡는 신으로 늘 부엌에 있으면서 모든 길흉을 판단한다고 한다.


조왕신이 부엌에서 식구들의 행동거지를 지켜보다가 섣달 스무나흗날 승천해 옥황상제께 고한 후 그믐밤에 다시 온다고 믿었다. 


조왕신을 기다리지 않고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들 했다. ‘수세(守歲)’라는 풍습이다. 


지금은 과학의 발전으로 어느 누구도 믿지 않지만 예 사람들은 믿었을 것이고 그것이 후대로 전승되며 풍습이 되고 문화가 되는 것이다.


풍습은 민족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설날의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복조리 걸기, 윷놀이, 널뛰기, 연날리기 등 다양하다. 차례는 설날 풍속으로 조상님의 음덕(蔭德)을 기린다.


또한, 설날의 대표 음식인 떡국은 고대의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설’의 기원은 언제부터일까?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문헌에는 삼국시대부터 설을 쇤 것으로 나온다.


 ‘설’이라는 말은 ‘사린다’ 혹은 ‘사간다’ 라는 옛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린다’라는 말은 ‘삼가다’라는 뜻이고, ‘사간다’ 라는 말은 ‘조심하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설날은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인 만큼 모든 것에 조심하고 삼가해 무탈하게 지내도록 해야한다는 의미에서 설날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 설이 있기도 하다.


당초에는 신성한 날이라는 신앙적 의미가 컸지만 오늘날은 조상에 차례를 지내는 것만 남았고, 세시풍속 또한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설날은 예부터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시(年始), 연일(元日), 연두(年頭)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어왔다.


설날은 예나 지금이나 년 중 가장 큰 명절이기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도 다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새배를 하며 덕담을 나눴다.


세월이 흐르면서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심지어 1인 가구로 변해가며 설날의 의미는 많이 퇴색됐다.


거기에다 서민 경제는 날로 어려워지니 명절이 반가울리 없다.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올해는 힘들었던 지난해보다 경제 상황이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전망되어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WB)은 올 세계 경제성장률이 1.7%에 그친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1%대 성장률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것이다. 


이와 함께 올해 한국도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건 세계 공통적인 의견이다. OECD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잡았고 기획재정부는 1.6%에 그친다는 전망을 내놨다. 


국내외 기관들은 대체로 1%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수출 부진과 내수 경기 둔화로 1.6~1.8%의 저성장을 예측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다면 이에 따른 고통은 오롯이 국민들의 몫이다. 


이미 대부분의 서민들은 수입이 같거나 줄어든 반면 물가와 금리는 계속 치솟아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저소득층은 생활고에 하루하루를 버티기조차 버거운 실정이다. 


더욱이 연초부터 전기료가 대폭 올라 가계 부담이 커졌다. 거기에다 대중교통 요금과 각종 보험료마저 줄줄이 인상될 조짐을 보인다. 


민생경제 한파 속에 예년에 비해 일찍 다가온 설 명절이 반갑지 않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갈수록 경제가 침체되고 서민들의 삶은 어려워지는데도 제때,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 


경제와 민생을 위한 정치가 사실상 실종된 까닭이다. 말로만 민생을 들먹일 뿐 실제로는 민생을 위한 정치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집권당과 거대 야당이 엄중하고 위급한 경제난과 민생고는 뒷전인 채 허구한 날 당리당략을 앞세워 싸우기 바쁘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 민생정치는 아예 멈춰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의 직접적인 피해는 바로 백성이나 국민이 입는다. 그렇다고 당장 바꿀 수도 없다. 


설령 낼 선거가 있다 하더라도 별반 달라질 것은 없다. 바꾸어 봤자 늑대에서 이리로 바뀌는 격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 인재풀은 최악이다. 정치 풍토가 그러하니 제대로 된 사람이 설자리가 없다. 정치가 이러하니 지지자들도 양 진영으로 갈려 극한의 대립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정치 이야기는 친구 사이에도 지지정당과 이념이 다르면 심각한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치에서 가장 금기 시 해야 할게 양비론지만 어쩐 일인지 이제는 자그마한 차이로라도 선택하고자 하는게 무의미 할 정도로 여야가 똑같다. 


정치권에서 민생은 도외시 한 채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서민들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정치권에서 모든 역량을 모아 여러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협치를 할 시점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안타깝게도 그러한 기대는 난망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나돌고 있다. 


설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설은 저마다의 그리움과 시름을 안고 고향의 가족과 친지, 친구를 찾는 날이다. 3년 만에 거리 두기도 없어졌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맞는 명절은 예전 같지가 않다. 80~90년대 만해도 지금보다 넉넉하지는 않은 시절이었지만 일가친척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며 즐거워했다.


그래서 인지 그때 그 시절의 설 풍경이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삶이 있는 한 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내일은 오늘 보다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보는 그러한 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설은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그런 명절, 새삼 가족과 친지와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는 그런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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