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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연현 문학상 제정을 재고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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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1-10-1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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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그 생각이나 사상은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따라 바뀐다.  

그러기에 짧은 순간에도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며 번민에 사로잡혀 갈등하기도 한다.  

그게 바로 사람이다. 

그러나 말이나 글로서 민족이나 공동체의 정신에 해를 끼친 경우에는 단순히 개인의 사상이나 생각 차이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지금 아시아의 전체 민족은'사랑'에 의하여 하나로 맺어지고, '하나'인 아시아의 중심은 일본이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략 - " 일본 민족의 정신적 순결을 끝까지 옹호하는 작업으로부터 출발하여, 그리고 적당한 방법으로 주위의 친근 민족을 점차적 ․ 자발적으로 일본 정신에 동화시킬 수 있는 한에서만, 그들에게 우리의 민족적 동포로 참여하는 일을 허용하는 것으로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처럼 사이토 씨가 〈전후의 사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렇게 함으로써 비로소 우리는 동 아시아 공영권을 가능케 할 수도 있고, 아시아는 '하나다'라는 이상도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전국의 청년학도 제군! 자각과 복수의 마음으로 불타며 아시아 공영권의 건설에 매진합시다. 아시아 부흥의 새벽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온 세계의 경탄과 공포 가운데서 나타날 것입니다. 』 

조현연이 일본어로 쓴 이글은 1942년 6월 『동양지광 東洋之光』에 발표된 「아세아 부흥론 서설」이라는 꽤나 긴 글 중 일부분이다.  

1920년 경남 함안 출생인 그가 이 글을 쓸 때에는 겨우 스물두 살의 청년이었다. 

이 글을 보면 두 가지 점에서 놀랍다.  

하나는 젊은 나이의 그가 가진 문재(文才)이며, 또 하나는 열정과 정의가 넘쳐야 할 22살의 젊은 나이에 식민지 시대 일본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그 당시 그는 문단에 명망있는 인사도 아니였으며, 육당 최남선이나 춘원 이광수처럼 일제의 억압과 강요가 있었던 것도 아니였다. 

대개 일제 말기의 변절은 일제가 지속될 것으로 오판하거나, 일제의 억압과 강제에 의하여 변절하는 경우가 많다. 

친일이란 그 당시 상황논리로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변명할지 모른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연현은 22세의 젊은 나이에 대외적 문필 활동은 '자발적인 친일문학'으로 시작하여 등단한 평론가에 속한다. 

그러기에 억압과 강요에 의해 변절한 자와는 또 다르다. 

또한, 지식인의 친일은 일반인의 친일과는 그 질에서 다르다. 

그래서인지 유럽의 친독 행위자들 중에서 민족의 정신에 해악을 끼친 지식인이나 언론인의 단죄는 추상 같았다.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한지 65년이 넘은 아직도 친일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다. 

그만큼 아직 청산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들의 과오에 대한 반성이 선결되었더라면 더 이상 과거의 일로 추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친일인사들의 후예들은 친일을 합리화하고 현 지배세력을 이루고 있다. 

이 땅의 국민들과 후세들에게 조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한 헌신을 요구 할려면 적어도 훼절(毁節)한 자들의 죄과에 대해서 만큼은 단호하게 공과(功過)를 밝힌 연후에 후세들에게 나라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친일을 하며 영화를 누려도 그만, 피 흘리며 독립운동을 해도 그만, 그렇다면 누가 힘들고 험난한 길을 가며 이 땅과 민족과 나라를 위해 희생하겠는가? 

그러기에 친일은 과거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이다. 

일제 때 하동군수를 역임했던 이항녕 홍익대 총장은 해방 후 과오에 대해 인정하고 수 차례 참회하는 솔직한 심경을 밝힘으로써 신선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문학상의 제정이 아니라 지난 과오에 대한 인정과 철저한 반성이다. 

하지만 그는 미화만 했을 뿐 참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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